산업현장 소리 분석 '리슨AI' 정확도 99% … 제조업특화 AI시장 공략

산업현장 소리 분석 '리슨AI' 정확도 99% … 제조업특화 AI시장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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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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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4-20

이수지 디플리 대표

 



이수지 디플리 대표는 최근 매일경제와 만나 제조업 특화 인공지능(AI)이 한국 AI의 강점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챗봇처럼 말을 잘하는 범용 AI와 달리 실제 제조 생산라인에서 적용 가능한 AI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디플리는 산업 현장의 소리를 분석해 품질을 검사하는 '리슨 AI'를 앞세워 제조업 특화 AI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디플리가 파고든 영역은 기존에 사람의 귀에 의존하던 검사 공정이다. 제조 현장에서는 작업자가 기계음을 직접 듣거나 청진기처럼 생긴 도구를 대고 소리를 확인하면서 불량 여부를 판단했다. 디플리는 이런 청감 중심 검사를 AI 기반 데이터 분석으로 바꾸고 있다.

핵심은 정상 데이터 학습이다. 불량 데이터는 충분히 모으기 어렵기 때문이다. 디플리는 정상 제품에서 나는 소리를 다수 학습한 뒤 정상 범위를 벗어나는 이상음을 잡아내는 방식을 사용한다. 이 대표는 "정상 범위를 먼저 정하고 이 범위를 벗어나는 것을 이상으로 잡아내는 이상 탐지 기법을 주로 활용한다"고 설명했다.

디플리의 전략은 자체 AI 모델 구축이다. 산업 음향은 음성 AI처럼 공개된 범용 모델이 많지 않다. 또한 연구실이나 조용한 환경에서 잘 작동하던 모델도 실제 양산 현장에선 성능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설비 진동과 배경 소음, 라인별 편차가 동시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오픈소스 모델은 제한적인 환경에서는 성능이 높아도 양산 현장에 넣으면 정확도가 크게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각 현장에 맞게 계속 바꿔가며 적용할 수 있는 자체 모델이 필수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디플리는 이렇게 쌓인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공통 음향 기반 모델도 고도화하고 있다. 회전 구동체 소리와 체결·조립 과정에서 나는 '딸깍' 소리처럼 자주 등장하는 유형을 축적해 공통 사운드 파운데이션 모델로 발전시키는 작업이다. 그 덕분에 초기에 수개월 걸리던 현장 적용도 지금은 기본형 제품 기준 일주일 안팎으로 빠르게 도입할 수 있게 됐다.

사업 무게 중심도 올해 들어 제조 라인 품질 검사와 불량 판별 쪽에 뒀다. 디플리는 실제 현장에서 디플리 솔루션을 도입한 뒤 다음 라인으로 추가 확장하는 사례가 계속 나오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 대표는 "지난해 정확도가 99%대 후반까지 나오기 시작하면서 고객사들이 재구매하고 다른 라인으로 확장하기 시작했다"며 "검증된 제품으로 현장에서 인정받고 있다는 점이 기쁘다"고 말했다.

국내 제조사뿐 아니라 글로벌 제조사와의 접점도 늘고 있다. 한국에서 먼저 만들어진 제조 AI 적용 사례가 해외 본사로까지 보고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기존에는 해외 본사의 방식이 그대로 내려오는 구조였다면, 최근 한국 지사의 제조 AI 유스케이스가 글로벌 본사로 올라가는 흐름이 생기고 있다"며 "한국이 제조업 AI를 잘한다는 인식이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디플리는 내년을 해외 진출의 원년으로 삼고 있다. 국내 제조사가 해외 신공장을 지을 때 함께 들어가는 방식에서 나아가, 최근에는 아예 해외 기업이 직접 발주를 검토하는 사례도 생기고 있다. 이에 해외 업체와의 계약을 본격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이 대표는 "디플리는 소리라는 비정형 데이터를 제조 경쟁력으로 바꾸는 회사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